중국 신화 (4) _ 요순 시대

치우가 사라진 후,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치우가 황제에게 패한 뒤, 단순히 한 명의 강력한 존재가 사라진 것만이 아니었어. 그 전쟁은 신들의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천자", 즉 하늘의 뜻을 받은 군주가 세상을 다스린다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돼.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들은 바로 이 흐름을 만든 인물들,
요임금, 순임금, 그리고 우왕이야. 이들은 중국 신화에서 치우와 황제가 펼친 혼돈의 시대 이후, 인간 세계에 질서를 세운 존재들로 등장해.

요임금 – 신화 속 이상적인 군주, 하늘이 선택한 지도자

치우와 황제의 전쟁 이후, 세상은 완전히 황제의 것이 되었어. 그런데 황제가 세상을 오래 다스린 건 아니었고, 그의 뒤를 이은 존재가 바로 요(堯)야. 요임금은 중국 신화에서 가장 이상적인 왕으로 묘사돼.

그는 스스로 "나는 하늘의 뜻을 따르는 자"라며 "천명(天命)"이라는 개념을 강조했어. 즉, 왕이란 단순히 강한 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선택한 자여야 한다는 거지. 이 개념은 이후 중국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정치 철학이 돼. 또한 통치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지.

요임금이 다스리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태평성대를 누렸고, 모두가 공평하게 대접받았다고 해. 물론 신화적인 이야기겠지만, 그만큼 후대 사람들이 완벽한 왕의 상징으로 그를 떠올렸다는 뜻이기도 해.

하지만 요임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 건 아니었어. 가장 큰 골칫거리는 바로 홍수였어.

 

순임금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요임금이 늙어가면서 고민이 생겼어.
"내 뒤를 이을 자가 누구여야 할까?"

우리는 보통 왕위 계승이 세습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신화 속에서 요임금은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았어. 대신, 그는 신하들을 불러서 물었어.

"세상을 다스릴 자격이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

그때 추천받은 인물이 바로 순(舜)이야.

농민에서 왕이 된 남자

순임금의 출신을 보면, 고대 중국판 '서민의 성공 스토리'라고 할 수 있어. 그는 원래 아주 가난한 농부였고, 심지어 그의 아버지는 맹인에다 성격이 포악해서 가족들을 괴롭혔다고 해. 하지만 순은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효심이 깊고 인품이 훌륭한 인물로 자랐어.

요임금은 순을 시험해 보기 위해 그에게 막강한 권력을 줘 봤어. 만약 권력을 가진 후에 변질된다면 왕이 될 자격이 없는 거니까. 그런데 순은 끝까지 겸손했고, 오히려 더욱 성실하게 세상을 다스렸어. 결국, 요임금은 그를 후계자로 삼았고, 왕권이 혈통이 아닌 능력에 의해 계승된 사례가 탄생한 거야.
(물론 이건 신화적인 이야기고, 실제 역사에서는 이 당시 왕권 세습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

하지만 순임금 시대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게 있었어. 바로 홍수 문제였지. 자연재해란, 한낱 인간의 힘으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으니깐.

우왕 – 홍수를 잠재우고 하(夏) 왕조를 열다

순임금 때도 홍수는 여전히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어. 이때 홍수를 다스리는 임무를 맡은 인물이 바로 곤(鯀)이라는 사람이야. 그런데 곤이 실패해 버리고, 결국 그의 아들 우(禹)가 뒤를 이어 홍수를 막아야 했어.

우왕은 무려 13년 동안 직접 현장에서 홍수를 다스리는 작업을 했어. 이 과정에서 그는 기존 방식(즉, 둑을 쌓아 막는 방식)이 아니라 물을 따라 흐르게 하는 방식을 이용해 해결했어.

결국 그는 성공했고,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여겼어. 순임금은 그를 후계자로 삼았고, 순임금이 죽은 후 우왕이 왕이 되었지. 그리고 그가 창시한 나라가 바로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夏) 왕조야. (물론 하 왕조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최소한 신화에서는 "이제부터 인간이 왕조를 세우고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거지.)

요, 순, 우는 어떤 의미일까?

요임금, 순임금, 우왕의 이야기는 단순한 신화가 아니야. 이 이야기는 치우와 황제의 전쟁 이후, 인간 세상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설명하는 신화적 서사야.

이들의 이야기가 의미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야.

1. 천명 (하늘이 왕을 선택한다) – 왕권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개념이 만들어졌어.

2. 왕의 역할 – 왕은 단순한 지배자가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여야 했어.

3. 신화에서 역사로의 전환 – 치우와 황제 시대가 신들의 시대였다면, 요, 순, 우는 인간 세상의 시작을 의미해.

그리고 이후 중국의 역사는 계속해서 왕조가 바뀌면서도 이 "천자의 개념"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어.

그리고 조선 역사를 보면, 수많은 선비들이 "요순시대에는 어쩌고 저쩌고"라고 말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해. 그만큼 유학자들에게는 요순시대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시대라고 받아들여졌지. 이렇게 신화에서 역사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세상이 풍요로웠다는 부분이 강조되면, 신화의 정당성을 역사가 이어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세상은 인간의 것이 되었다

치우와 황제의 전쟁은 신과 신의 싸움이었어. 하지만 그 전쟁이 끝난 후, 신들의 질서는 인간 세상으로 넘어왔고, 요임금, 순임금, 우왕의 시대가 시작되었어.

이것이 바로 신화에서 역사로 넘어가는 과정이야.
신화와 역사는 사뭇 달라 보이지만, 그 유래는 한 뿌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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